"유족들을 어떤 식으로든 물심양면 도와야죠." 전남 무안군 망운면 '톱머리마을' 이장 진남원씨(66)는 지난 29일 밤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전날 무안국제공항에 착륙하던 제주항공 여객기가 활주로 외벽에 부딪혀 폭발하면서 179명이 숨졌다. 무안국제공항에서 톱머리마을은 차로 10여분 경북신용보증 거리다. 진씨는 사고 직후 공항으로 모여든 유가족을 도울 방안을 찾으려 직접 공항을 찾았다. 그는 "우리 지역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게 너무 마음이 아프다"며 "유가족들에게 불편을 끼치지 않는 선에서 지원 방안을 찾아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톱머리마을은 매년 이맘때 해넘이를 보기 위해 방문한 관광객으로 붐빈다. 삼성sds 올해는 무안국제공항 사고를 애도하기 위해 관련 행사 전면 취소를 결정했다. 진씨는 "공식적인 행사는 하지 않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며 "개인적으로 가려 했던 해외여행도 취소하려고 한다"고 했다.
제주항공 소속 여객기 사고가 발생한 지난 29일 오후 전남 신용회복위원회 전환대출 무안국제공항에 유가족들을 위한 쉘터가 마련되어 있다./사진=뉴시스
톱머리마을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강모씨(52) 역시 내년 2월 예약한 해외여행을 가지 않기로 했다. 친한 마을 주민들과 떠나려던 여행이었다. 그는 "사고 현장이 바로 보이는 곳에 있는데 어떻게 모임을 할 수 있겠냐"며 "기분 좋게 한 병합 해를 마무리하자는 의미에서 이웃들과 떠나려 했는데 취소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사고 전날까지 톱머리마을 주민들은 새해를 맞이할 생각에 들떠 있었다. 마을 주민끼리 떡국을 나누는 행사도 개최하려 했다. 사고 이후 톱머리마을의 분위기도 가라앉았다. 강씨는 "전라도 지역에 거주하는 분들이 해외여행을 위해 무안국제공항을 이용하는 저축은행정부학자금대출 경우가 많다"며 "피해자 중 주변 분들이 많을 것 같아 더 마음이 쓰인다"고 말했다.
━ '여객기 사고' 이튿날에도 탄내 가득…인근 마을까지 뻗친 참사의 상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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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오후 181명이 탑승한 제주항공 여객기가 추락한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소방대원들이 사고 수습 작업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사고 발생 이틀째지만 참사의 상흔은 톱머리마을까지 짙게 느껴졌다. 30일 이른 아침까지 옅은 탄 내가 코끝을 찔렀다. 톱머리마을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60대 박모씨는 "사고 여파 때문에 탄내가 나는 것"이라며 "사고가 난 이후 해외에 있는 지인에게도 괜찮냐는 연락이 왔다. 참사 규모가 너무 커서 종일 마음이 아린다"고 밝혔다.
톱머리마을의 한 상가에서 일하는 30대 고모씨는 "처음 뉴스를 봤을 때 사망자가 28명 확인됐다고 해 다른 승객들은 구조됐을 거라 생각했다"며 "가게를 찾은 소방관들이 대화 중에 '2명 말고 다 숨진 것 같다'고 하는 말을 어렴풋이 듣고 깜짝 놀랐다. 희생자가 너무 많아 안타깝다"고 했다. 국토부와 소방 당국 등에 따르면 태국 방콕에서 출발한 제주항공 여객기가 지난 29일 오전 9시3분쯤 전남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서 동체 착륙을 시도하다 공항 외벽에 부딪혀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항공기는 제주항공 7C2216편 항공기로 B737-800으로 승객 175명과 승무원 6명 등 총 181명이 타고 있었다. 기체 후미부터 수색을 시작한 결과 사망자는 179명으로 파악됐다. 사망자 가운데 2명은 태국인이다. 구조된 2명은 남·여 승무원으로 확인됐다. 무안(전남)=최지은 기자 choiji@mt.co.kr 무안(전남)=김선아 기자 seona@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