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역의 이주영(오른쪽)이 최근 연극 ‘생추어리 시티’ 공연 중 나무판자에 걸터앉아 B(김의태)와 대화하고 있다. 두산아트센터 제공
“아무도 도와주지 않아 절박하게 버티려는 사람들이 존엄을 잃어가는 현대의 비극이죠. 하지만 비극에 그치지 않고 그들의 삶에서 내 삶에 대한 단서를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연극 ‘생추어리 시티’는 어떤 작품이냐는 질문에 이오진 연출은 이같이 답했다. 이 연출의 대답만큼이나 작품 속 주인공들의 삶은 다층적인 고통으로 가득 차 있다. 모순적이게도 제목 ‘생추어리 시티’는 안식처를 뜻한다. 미등록 이민자 자녀로 미국에 살고 있는 주인공 B(김의태)와 G(이주영). B는 한국과 필리핀 혼혈, G는 멕시코 출신이다. 어디에
부스타 주식 도 속하지 않은 채 여러 폭력에 노출돼 있는 아이들은 서로가 유일한 버팀목이다. 그러던 중 G가 시민권을 얻고 대학 진학에 성공하면서 상황이 변한다. ‘지역’을 주제로 하는 두산아트센터의 ‘두산인문극장 2025’ 개막작 ‘생추어리 시티’가 무대에 올랐다. 연극 ‘생활의 비용’으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작가 마티나 마이옥의 대표작이며, 영화 ‘메기’, 드라마 ‘
챠트의신 이태원 클라쓰’ 등으로 얼굴을 알린 배우 이주영의 첫 연극이기도 하다. 이 연출은 “원래부터 좋아했던 배우”라며 “무대의 언어와 매체 언어가 좀 다른데, 그 차이를 굉장히 빨리 흡수한다. 이를 체화시키고 구현하기까지의 과정도 빨라 하루하루 달라진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주인공들 이름이 알파벳 철자인 점이 독특하다. 이 연출에게 어떤 의도일지 물었다.
모바알바다이야기 “누구의 이름도 붙일 수 있는 이니셜이기 때문에 다양한 인종과 배경을 가진 인물들의 이름을 대입할 수 있는 대표적인 두 알파벳을 고른 게 아닐까요.” 2001년 9·11 테러 직후 미국 사회가 배경이지만 이민자, 동성애 등 소수자에 대한 이야기는 오늘날에도 통용된다. ‘이민자’들이 등장하는 만큼 외국인 배우(아마르볼드·몽골)가 출연한다. 그는 B의 동성 연
핸드폰증권 인 ‘헨리’ 역을 맡았다. 이 연출은 “이민자와 인종에 대한 고민을 담기 위해 외국인 배우와 일하고 싶었다”며 “서유럽 출신이 아니되 외면적으로 정확하게 인종이 드러나는 외국인이 아닌 사람을 섭외하고자 했다”며 캐스팅 배경을 밝혔다. 어엿한 미국 시민이 된 G는 “삶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선택지”라며 B에게 위장 결혼을 제안한다. 이를 계기로 인물들의 관
알라딘릴게임장 계가 삐걱거리기 시작한다. “우리가 외국인을 남이라고 느끼지만, 사실은 서로 분리될 수 없는 것처럼 여기까지는 사랑이고, 저기부터는 우정이라고 이야기하는 선도 분명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해요. 모두가 그 경계에 서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공연은 오는 10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계속된다. 김유진 기자